특검 조사 다음 날 숨진 선관위 사무관…선관위 "경위 밝혀야", 특검 "강압 없었다"

선관위 특별검사팀에서 피의자로 조사를 받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와 국민일보가 21일 함께 보도했다. 선관위는 계속된 수사가 큰 심리적 부담을 줬다며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특검은 조사 과정에서 강압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는 조사에 입회한 변호인이 수사 방식을 문제 삼은 발언을 자세히 전했고, 국민일보는 고인이 남긴 유서와 같은 날 진행된 특검의 압수수색 소식을 함께 다뤘다.
두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숨진 사람은 중앙선관위 선거기반과 소속 40대 남성 사무관(5급) A씨다. A씨는 21일 오전 7시 6분쯤 경기 화성시 봉담읍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발견됐다. A씨는 전날 입찰방해와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특검에 나왔다. 국민일보는 이 조사가 A씨에 대한 첫 조사였으며,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8시 55분에 끝났다고 전했다. A씨는 이어 오후 9시 15분부터 11시까지 조서를 읽은 뒤 귀가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유서에는 특검 수사가 억울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주변에 "잘해 보려고 했던 건데 수사를 받게 돼 괴롭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특검은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올해 지방선거 때 선관위가 맺은 선거용품 용역계약 전반을 조사해 왔다. 사전투표함과 투표소 안내문 등이 대상이며, 특검은 이를 바탕으로 입찰비리 의혹 수사를 넓혀 왔다. 이번 조사도 이 수사의 일부였다.
선관위는 입장문을 내고 "계속된 수사로 극심한 심리적 부담을 겪다 소중한 생명을 잃게 돼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입장문에 고인이 '심야까지'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는 표현도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는 선관위가 고인을 다른 공무원의 본보기가 될 만큼 성실한 직원이었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선관위는 앞으로도 수사에 책임 있게 협조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후 수사에서 직원들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특검에 요청했다.
연합뉴스는 조사에 입회한 법무법인 도담 박현정 변호사의 주장도 전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수사진은 피의자의 앞과 뒤, 옆에 앉아 세 방향에서 신문했다.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자 옆에서 듣던 검사가 일어나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증거를 보여주지 않았는데도 조서에는 '제시하며'라고 적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형사소송법상 수사를 보조하는 역할인 경장 계급 수사관이 오전에 조서를 작성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업무 중 생길 수 있는 과실까지 모두 피의자 수사로 바꾸고 있다며, 고인이 이를 매우 억울해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런 주장을 모두 부인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특검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도, 처음부터 귀가할 때까지 변호인이 참여했고 심야 조사도 없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가 전한 특검 설명은 이렇다. 식사 시간을 포함해 다섯 차례, 모두 3시간 20분을 쉬었기 때문에 실제 조사 시간은 7시간 35분이었다. 고인은 야간 조사를 거부했고, 조서를 읽으면서 40여 곳을 직접 손으로 고쳤다. 조사나 조서 내용에 대한 이의 제기도 없었다는 것이다.
국민일보는 같은 날 특검의 다른 움직임도 보도했다. 특검은 선관위의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 선관위 사무실과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노 전 위원장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영장에는 업무상 횡령과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가 적혔다. 노 전 위원장은 재임 중 세 차례 해외출장에 배우자를 데려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국외출장 결과보고서에 허위 내용을 적은 정황을 추가로 찾았다고 밝혔다. 이태한 특검은 이날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을 만나 수사 인력 파견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23일 오후 3시로 미뤘다.
두 보도를 나란히 놓으면 보이는 것이 다르다. 연합뉴스는 조사실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집중해, 변호인 주장과 특검의 시간 기록을 하나하나 맞세웠다. 국민일보는 유서와 주변에 남긴 말로 고인의 심경을 전하고, 같은 날 이어진 압수수색으로 수사 전체의 흐름을 보여줬다. 이를 합치면 특검이 직원 사망이라는 부담을 안고도 전 위원장을 겨냥한 수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상황이 드러난다. 앞으로 수사는 조사 방식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검증과 함께 진행될 수밖에 없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