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0일 목요일
METABRIEF — Insights. Connection. Innovation.
AI

구글 딥마인드, 인간 유전체 '변이 지도' 공개…90억 개 DNA 변화 효과 미리 계산


구글 딥마인드가 인간 유전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단일 염기 변이 90억 개의 분자적 영향을 미리 계산한 데이터베이스 '알파지놈 아틀라스(AlphaGenome Atlas)'를 8일 공개했다. 유전자 변이가 생명 현상에 미치는 영향을 담은 목록으로는 현재까지 가장 포괄적인 규모다.


인간 유전체는 약 30억 개의 염기쌍으로 이뤄져 있고, 각 위치마다 세 가지 다른 염기로 바뀔 수 있다. 이를 모두 합하면 90억 개의 변이가 나온다. 아틀라스는 이 전부에 대한 예측값을 담고 있으며, 전체 데이터 용량은 약 1페타바이트에 달한다. 딥마인드는 단백질 구조 예측 데이터베이스인 알파폴드 DB보다 30배 이상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딥마인드는 2025년 유전자 변이가 생물학적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AI 모델 알파지놈을 공개했고, 지난 1월 네이처에 상세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하면서 비상업적 용도로 모델을 개방했다. 다만 연구자가 직접 검증할 변이를 고르고 코드를 작성해 연산 부담이 큰 모델을 돌려야 했다. 아틀라스는 그 작업을 딥마인드가 미리 수행해 놓은 결과물로, 코딩 없이 웹 포털에서 변이를 조회할 수 있다.


이번 공개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능은 '알파지놈 변이 영향(AVI) 점수'다. 알파지놈과, 단백질을 바꾸는 변이의 위험성을 예측하는 알파미센스의 예측을 하나의 숫자로 합쳐 변이의 중요도를 한눈에 보여준다. 딥마인드는 AVI 점수가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체의 2% 영역뿐 아니라, 유전자 활동을 조절하고 형질 관련 변이 대부분이 몰려 있는 나머지 98%의 비암호화 영역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점수를 RNA 스플라이싱, 유전자 발현, 염색질 접근성 등 어떤 분자 과정이 교란되는지 항목별로 분해해 보여주는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딥마인드가 밝힌 90억 건 연산은 처음엔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지가 아브세치 딥마인드 유전체학 리드는 초기 추산 결과 합리적인 기간 안에 작업을 끝내려면 연산 속도를 80배 높여야 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모델 증류와 GPU 커널 최적화, 중복 연산 제거 등을 동원해 목표에 도달했다. 푸시미트 콜리 구글 딥마인드 과학 부문 부사장은 "DNA를 이해하는 것은 거대한 도전"이라며 "생명의 언어를 이해하면 많은 것을 풀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외부 연구진의 활용 사례도 공개됐다. 브로드연구소 연구진은 AVI 점수로 미해결 희귀질환 변이를 선별해, 뇌전증성 뇌병증과 강하게 연관된 DNM1 유전자에 영향을 주는 변이를 찾아냈다. 이 변이는 잘못된 스플라이스 부위를 만들어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지게 하는 것으로 예측됐고 실험으로도 검증됐다. 엑서터대의 개러스 호크스 연구원은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5만4000여 명의 전장 유전체 데이터에 아틀라스를 적용해 비암호화 유전 연관성을 22% 더 찾아냈다.


한계도 분명하다. 많은 질병은 여러 변이가 함께 작용하며, 알파지놈은 변이 주변 100만 염기쌍을 보지만 인핸서처럼 훨씬 먼 거리에서 유전자를 조절하는 서열의 효과는 시야 밖에 있을 수 있다. 딥마인드도 알파지놈이 임상 용도로 검증되거나 승인된 바 없다고 명시했다.


딥마인드와 무관한 카를 드 부어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유전체학자는 알파지놈을 "이 분야 선도 모델"로 평가하면서도 "매우 느리고 연산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틀라스가 최신 하드웨어를 갖추지 못한 연구자에게 도움이 되고 동일한 계산의 반복을 줄여줄 것이라고 봤다. 다만 한 개의 숫자로 요약된 영향 점수에 대해서는 "용도는 분명하지만 오독되기도 쉬울 것"이라며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고 움직이는 부품이 많다"고 말했다.


아틀라스는 웹 포털과 알파지놈 API, 구글 안티그래비티의 스킬 형태로 비상업적 연구에 무료 제공된다. 상업적 이용은 향후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지원될 예정이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sieghaf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