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밀레니엄 난제 해법에 수학계 반발…올트먼은 "2026년 상장은 부적절"
오픈AI를 둘러싼 두 갈래의 논의가 같은 시기에 불거졌다. 더버지(The Verge)는 오픈AI가 이번 주 밀레니엄 문제 중 하나인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해법을 제시했지만 수학계가 그 과정과 태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12일(현지시간)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가 "지금은 상장하기에 권할 만한 시점이 아니다"라며 2026년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사실상 부인했다고 전했다.
더버지에 따르면 오픈AI는 일부 연구자들이 밀레니엄 문제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미공개 모델을 투입했다. 약 1만 개의 에이전트와 수천만 달러 규모의 연산 자원을 들여 88시간 만에 유체 흐름을 다루는 나비에-스토크스 문제의 해법을 찾아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문제는 당시 같은 주제를 연구하던 뉴욕대 트리스탄 벅마스터 교수와 앤스로픽 소속 연구자 레벤트 알푀게가 있었다는 점이다. 벅마스터는 오픈AI 연구자 세바스티앙 뷰벡이 "사실상 무제한의 연산 자원"과 발표 논문의 단독 저자 지위를 제안하며 알푀게를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고, 이를 "뇌물"로 여겨 거절했다고 더버지에 밝혔다. 뷰벡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와 소셜미디어에서 그런 성격 규정을 부인하면서도, 앤스로픽 직원이 오픈AI 내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곤란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다른 수학자들과도 유사한 협의를 했다고 덧붙였으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벅마스터는 자신이 오픈AI의 코덱스(Codex)를 쓰며 남긴 입력이 회사 성과에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오픈AI 대변인 로랑스 포코네는 더버지에 "지난 두 달간 벅마스터 박사의 코덱스 프롬프트가 학습을 포함해 어떤 방식으로도 시스템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단정적으로 없다"고 반박했다. 유사한 문제 제기는 또 있다. 독일 드레스덴공대 안드레아스 톰 교수는 지난달 오픈AI가 자신과 가보르 쿤의 연구에 크게 기대어 성과를 발표한 뒤, 공지 없이 조용히 기여 사실을 덧붙였다고 더버지에 말했다. 그는 챗GPT와 주고받은 대화가 모델 개선에 쓰였는지 알 수 없다며 "솔직히 그들도 모를 것"이라고 했다.
수학계의 대응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6월 발표된 '라이덴 선언'은 국제수학연맹의 지지를 받았고 서명자가 3900명에 육박했다. 오픈AI는 논란이 커지자 칼텍 학부생 수학 해커톤 후원을 철회했다. 클레이수학연구소는 나비에-스토크스를 미해결 문제 목록에서 뺐지만 해결을 선언하지는 않았다. 논문 공개 후 2년간 학계의 일반적 수용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으로, 연구소는 "절차는 의도적으로 서두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픈AI는 또 다른 밀레니엄 문제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했으나 어떤 문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서 호지 추측이 거론되고 앤스로픽도 밀레니엄 문제에 근접했다는 말이 돌지만 모두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테크크런치가 전한 올트먼의 발언은 포춘 편집장 앨리슨 숀텔과의 인터뷰에서 나왔다. 오픈AI-허깅페이스 해킹 여파와 AI 안전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IPO 일정 탓에 무리하게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는 IPO로 서두르지 않는다"며 "안전과 관련해 벌어지는 일들을 감안하면 지금은 상장에 적절하지 않은 시점"이라고 답했다. 2026년은 아니냐는 거듭된 질문에는 "2026년은 아니다. 할 일이 많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6월 오픈AI가 2026년 3~4분기 상장을 목표로 은행과 로펌을 선임했지만 기술주 변동성과 자체 재무 부담 탓에 2027년으로 기우는 분위기라고 보도한 바 있다.
두 보도를 나란히 놓으면 강조점의 차이가 드러난다. 더버지가 본 것은 자원과 속도를 앞세운 기업이 학계의 규범·기여 인정 체계와 충돌하는 장면이고, 테크크런치가 포착한 것은 같은 회사가 자본시장 앞에서는 "준비가 됐을 때"를 말하며 속도를 늦추는 장면이다. 안전과 사회적 수용을 이유로 상장 시계를 미루는 판단과, 경쟁사가 근접했다는 소문만으로 1만 개 에이전트를 투입하는 판단이 한 회사 안에서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수학자들이 미해결 문제 목록 공개를 재고하고 미완성 연구를 감추기 시작했다는 더버지의 전언은, 그 속도 차이가 어디에 비용으로 전가되는지를 보여준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metabrief.k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