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0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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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AI가 쏟아낸 코드, 검토가 병목됐다…기업들 '코드 리뷰' 판을 다시 짠다

AI 코딩 도구가 수분 만에 수천 줄의 코드를 생성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의 병목이 '코드 작성'에서 '코드 검토'로 옮겨가고 있다. 기업들은 AI가 만들어낸 대량의 코드를 걸러내기 위해 검토 절차 자체를 새로 설계하고 있다고 IEEE 스펙트럼이 보도했다.


문제의 핵심은 AI가 만든 코드가 겉보기에는 깔끔하지만 잘못된 전제, 보안 취약점, 배포 이후에야 드러나는 미묘한 오류를 감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런 결함을 뒤늦게 고치는 비용이 AI가 약속한 생산성 향상을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 코드 검증 스타트업 소나(Sonar)가 개발자 1100여 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자신들이 공용 코드베이스에 추가한 코드의 42%가 AI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도 96%는 AI 결과물이 정확히 작동한다고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8%는 AI 생성 코드를 검토하는 데 동료가 쓴 코드보다 '더 많은 노력'이 든다고 했고, 61%는 AI가 정확해 보이지만 '신뢰할 수 없는' 코드를 자주 내놓는다고 밝혔다.


현장의 수치는 더 극적이다. AI 영상 생성 플랫폼 신세시아(Synthesia)는 2025년 11월 엔지니어 118명이 클로드 코드 등 AI 코딩 도구를 전면 도입했다. 피터 힐 최고기술책임자(CTO)에 따르면 8월 기준 코드 변경 제안(풀 리퀘스트)은 전년 대비 120% 늘었고, 이 가운데 95%에 AI 생성 코드가 포함돼 있다. 반복되는 문제는 중복이다. AI가 이미 존재하는 기능을 인식하지 못하고 같은 함수를 다시 작성하는 탓에, 동일 기능의 버전이 10개까지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 비영리단체용 소프트웨어 기업 본테라(Bonterra)에서는 AI 도입 3개월 만에 변경 제안이 3배, 검토에 들어오는 코드량이 10배로 늘었고 검토 시간도 3배가 됐다.


대응 전략은 크게 네 갈래다. 첫째는 코드를 만들기 전 단계에서 막는 방식이다. 아마존 스토어의 맥라렌 스탠리 선임 수석 엔지니어는 AI가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상세히 적은 '명세서' 작성에 더 많은 시간을 쓴다고 말했다. 그는 지시사항 하나가 빠져 AI가 잘못된 버전의 스위프트(Swift) 언어로 2만5000줄을 생성하고 600개의 오류를 낸 사례를 들며, 코드를 폐기하고 명세를 고쳐 다시 돌리자 15분 만에 정상 코드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전용 AI 에이전트에게 1차 점검을 맡기는 방식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데이비드 야나첵 선임 수석 엔지니어는 사람이 보기 전에 에이전트가 작동 여부와 원안 부합 여부, 보안 결함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셋째는 위험도에 따라 사람에게 넘기는 선별 방식이다. 본테라는 에이전트가 승인된 설계·보안 규칙·코딩 표준·접근성 요건과 대조한 뒤 확신도를 점수로 보고하게 하고, 점수가 낮거나 문제가 표시되면 사람에게 넘긴다. 결제·개인정보 등 민감 영역은 예외 없이 사람이 본다. 타누자 코를레프라 CTO는 "에이전트가 읽고, 사람이 판단한다"고 말했다. 신세시아 역시 위험도 기준을 두되, 사람 검토를 건너뛰는 변경은 5% 미만이다.


넷째는 제출자에게 책임을 되돌리는 방식이다. 개발자 플랫폼 템포럴(Temporal)은 '반송(Send Back)' 정책을 두고, 엔지니어가 에이전트의 설계 선택과 예외 상황 처리 방식을 자기 말로 설명하지 못하면 검토자가 반려하도록 했다. 사마르 아바스 최고경영자(CEO)는 "코드 검토가 검증되지 않은 모델 출력물의 쓰레기장이 되게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컨설팅사 메이킹센스의 JD 라이몬디 최고AI아키텍트는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양을 넘어서면 승인이 형식적인 '승인 연극'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 시장도 이 간극에 주목하고 있다. AI 코드 리뷰 스타트업 코드래빗(CodeRabbit)은 지난 8월 기업가치 15억 달러로 1억4300만 달러를 유치했다. 회사는 엔비디아·인디드·BMW그룹 등 1만7000개 고객사를 상대로 주당 200만 건 이상의 검토를 수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남는 과제는 신입 엔지니어 육성이다. 직접 코드를 짜는 경험이 줄면 코드를 판단하는 능력을 어떻게 기를지가 문제다. IBM은 AI를 활용해 신입에게 과거 시니어급 업무를 더 일찍 맡기고 있으며, 닐 순다레산 오토메이션·AI 총괄은 AI가 시니어 몫이던 일부 업무의 70~80%를 신입이 해내도록 돕는다고 추정했다. 본테라의 코를레프라 CTO는 "업계가 주니어 채용을 멈추면 시니어도 더는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sieghaf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