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0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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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미국 웨스팅하우스 지분 일부 인수 검토…한·미 원전협상 막판 조율

정부가 미국 원자력발전 기업 웨스팅하우스(WEC)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8일 알려졌다. 대미 전략투자 사업에 미국 현지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포함하는 방안을 놓고 한·미 양국이 막판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지분 투자 문제도 함께 논의돼 온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 등의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짓는 내용을 대미 투자 합의문에 담는 방안과 함께 웨스팅하우스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일 당정협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지분 인수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정부 측이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다만 인수 규모나 방식 등 구체적인 조건은 확인되지 않았다.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설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미국 정부가 한국 측에 지분 인수를 제안했고 한국전력이 대미 투자펀드를 활용해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산업통상부는 당시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바 있다.


미국이 한국과의 원전 협력 확대에 나선 배경으로는 한국의 시공 경험과 기자재 공급망이 꼽힌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웨스팅하우스 대주주인 브룩필드·카메코와 손잡고 미국 내에 최소 800억달러 규모의 원전을 건설하기로 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원천기술과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30년 넘게 신규 대형 원전 건설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시공 능력은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한국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 원전 등을 통해 대형 원전 건설 경험과 공급망을 축적해 왔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 사이의 오랜 갈등도 지분 투자 논의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웨스팅하우스는 2022년 한국형 원전 APR1400에 자사의 원천기술이 포함돼 있다며 한전과 한수원을 상대로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했고, 이 갈등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 과정으로까지 번졌다. 양측은 지난해 1월 지식재산권 분쟁을 종결하고 협력하기로 합의했지만, 이후 북미와 유럽 일부 시장에서 한전·한수원의 독자 수주가 제한되고 수출 시 기술 사용료를 내야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출 족쇄' 논란이 일었다.


한국이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확보하면 양측의 이해관계가 묶이면서 지식재산권과 수출을 둘러싼 갈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한·미 원전 동맹을 한 단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투자 규모와 한국 측이 확보할 사업 참여권·수주 물량 등에 따라 실익은 달라질 수 있어, 구체적인 조건을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미국에 건설될 원전 8기의 노형 역시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이다. 미국 측은 당초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으나, 8기 가운데 2기는 한수원의 APR1400으로 건설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sieghaf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