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2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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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 봉인했던 '데스티니 2' 콘텐츠 복원 선언… '마라톤'은 생존 게임으로 대수술


사진 Classic Marathon 2 / IGDB


번지(Bungie)가 데스티니 2에서 삭제했던 이른바 '볼트(Vault)' 콘텐츠를 다시 살리고, 부진한 추출 슈터 마라톤(Marathon)을 대폭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게임 인포머(Game Informer)와 게임스레이더(GamesRadar+)가 9월 21일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번지는 개발자 영상과 스튜디오 블로그를 통해 포리아 토칸 스튜디오 헤드와 조시 딘 마라톤 총괄(GM) 명의의 공동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단순히 피드백을 듣는 게 아니라 여러분의 실망을 이해한다"며 이용자 신뢰 회복을 약속했다.


이번 발표는 번지가 올해 여름 데스티니 2의 정식 개발을 중단하면서 시작된 후폭풍 위에 놓여 있다. 게임 인포머는 9년에 걸친 데스티니 2의 서비스 주기가 갑작스럽게 마무리되며 상당수 이용자가 분노했고, 종료와 맞물려 해당 개발팀 대부분이 정리해고됐다고 전했다. 게임스레이더 역시 데스티니 2 종료가 대규모 감원을 촉발했다는 점을 짚었다. 번지 경영진은 입장문에서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커뮤니티를 중시해 온 태도를 잃었고 실제로 대가를 치렀다. 신뢰를 잃고, 훌륭한 동료들을 잃었으며, 가장 우선해야 할 이용자를 놓쳤다"며 "새 리더십으로서 그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적었다.


가장 눈에 띄는 약속은 볼트 해제다. 그동안 게임 용량과 관리 부담을 이유로 봉인됐던 캠페인과 지역, 레이드를 모든 이용자에게 다시 개방한다는 것이다. 번지는 "콘텐츠를 걷어낸 결정이 신뢰와 재미에 오래 남는 상처를 냈다는 것을 안다"며 "이미 내린 결정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데스티니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복원하는 일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다만 수년간의 업데이트로 게임 구조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에 조명, 전투 조우, 적 유닛 등을 현재 버전에 맞춰 손봐야 하며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도 함께 내놨다. 번지는 이 작업을 "여러분이 마땅히 누려야 할 새로운 이야기와 게임으로 다시 벼려내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표현했다. 그것이 데스티니 3의 형태일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마라톤에 대해서는 "기대했던 만큼 많은 이용자에게 닿지 못했다"고 직접 인정했다. 번지는 마라톤이 "애초에 데스티니를 대체하려던 작품이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스스로 설정한 장르의 제약을 넘어 "더 깊은 생존 경험"으로 확장하겠다고 했다. 첫해가 끝날 때까지 전투와 세계, 경쟁 긴장감을 강화하고 이용자가 게임을 즐기는 방식에 더 많은 선택권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협동 PvE, 경쟁 PvP, 예측 불가능한 PvPvE 어느 쪽을 선호하든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10월 '나이트폴 리프레시'와 12월 '심바이오시스' 업데이트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구체적인 미래 비전은 이번 주 후반 공개된다.


수치와 평가를 덧붙인 쪽은 게임스레이더다. 마라톤은 3월 출시 당시 호평을 받았고 게임스레이더는 별 4.5개 리뷰로 "맵의 깊이와 폭력의 단순함이 만들어내는 도파민"을 꼽았지만, 스팀 평가는 '복합적'에 머물러 있다. 스팀DB 기준 역대 최고 동시 접속자 8만8337명이 현재 하루 약 2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집계도 함께 전했다. 게임스레이더는 앞서 물러난 조 지글러 전 디렉터가 PvP의 가치로 "다른 플레이어의 예측 불가능한 선택에 적응하게 만드는 것"을 들었다고 소개하며, 바로 그 지점이 이탈의 원인이 됐다고 짚었다.


두 매체가 같은 발표를 다루면서 무게를 둔 곳은 서로 다르다. 게임 인포머는 볼트 해제라는 '약속'과 그 이행에 필요한 기술적 작업량에 지면을 배분해, 이번 발표를 팬 요청에 대한 응답으로 읽는다. 게임스레이더는 마라톤의 접속자 붕괴와 스팀 평가를 앞세워, 개편이 선의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계산임을 부각한다. 두 시각을 나란히 놓으면 이번 발표의 구조가 드러난다. 데스티니 2 복원은 잃은 신뢰를 되사는 비용이고, 마라톤 개편은 그 비용을 감당할 매출을 만들어야 하는 쪽이다. 한쪽이 흔들리면 다른 쪽도 버티기 어렵다는 점에서, 번지는 두 게임을 동시에 되살려야 하는 과제를 스스로 떠안았다.



메타브리프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