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0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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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실종 허위 종결 A경장, 63건 시스템 미입력·삭제…경찰 사인 발표도 번복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이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사건과 관련해, 그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사건을 입력하지 않거나 삭제 처리한 사례가 63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실종 신고 뒤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 장모씨 사건도 포함됐다. 동시에 경찰은 장씨 사망 원인을 두고 초기에는 자살 가능성을 거론했다가, 이후 부패로 인해 사인이 불명이라고 입장을 바꿔 발표가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1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A 경장은 지난해 3월 10일부터 지난 7월 23일까지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에서 근무하며 자체 종결한 298건 중 63건을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거나 삭제 처리했다. 이 63건에는 A 경장이 직접 접수·종결한 사건뿐 아니라 다른 부서에서 접수하거나 해제한 사건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들 사건이 모두 허위로 종결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112 신고 단계에서 오인 신고로 확인됐거나 신고 직후 실종자가 발견된 경우 등에는 시스템 입력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 경장은 실종팀에서 약 16개월간 근무하며 시스템 미입력·삭제 사건을 제외하고 235건을 자체 종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기간 근무한 다른 경찰관들은 각각 137건, 37건을 자체 종결했다. 경찰은 주간 근무에 2명이 한 조로 투입되는 실종팀 특성상 전산 업무를 주로 팀의 막내였던 A 경장이 맡았다고 밝혔다.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 112 사건 기록에 종결 여부를 남기는 동시에,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도 입력해야 한다.


장씨 사건은 경찰의 초기 발표와 이후 설명이 달라지며 논란이 커졌다. 경찰은 장씨 시신이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 농장에서 발견된 직후에는 시신 자세와 위치 등을 근거로 타살 가능성이 낮고 자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같은 날 현장 감식 직후에도 범죄 피해 가능성은 낮다는 취지의 설명이 나왔고,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국회에서 목을 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가 나온 뒤에도 경찰은 장씨가 야자수에 목을 매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1일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장씨 사망 원인에 대해 “시신 부패로 인해 사인 불명으로 확인됐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초반부터 자살에 무게를 두던 경찰 설명과는 다른 내용이다. 경찰은 장씨가 주거지에서 갖고 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끈이 야자수 줄기에서 발견됐고, 현장 감식 과정에서 나무의 강도를 확인한 결과 윗부분은 사람 무게를 지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농장이 야간에 여성 혼자 가기에는 어둡고 인적이 드물며, 나무줄기가 약하고 뾰족한 부분이 많아 목맴사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사인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27일 야자수 농장에서 목맴 가능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재연 실험도 진행했다. 다만 당시에는 자살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가 언론 보도 이후 논란이 커지자 입장을 바꿨다. 경찰은 아직 재연 실험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며, 전문적인 검토가 필요해 시간이 더 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장씨 등 2명의 실종 신고를 허위 종결한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인 A 경장을 다음 달 1일 검찰에 송치하고, 수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브리핑할 예정이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sieghaf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