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0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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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트닉 美 상무장관 “미국서 안 만들면 반도체 관세”…국내 업계 촉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반도체에 대해 미국 내 생산 여부를 기준으로 관세를 매기는 ‘표적 관세’ 도입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다.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를 면제하고, 해외 생산에 의존하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들어오는 대가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구상이다. 관세 대상이 칩 자체를 넘어 노트북, 게임기, 데이터센터용 서버 등 반도체를 탑재한 완제품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2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앞으로 보게 될 것은 표적화되고 신중한 관세 정책”이라며 “미국에서 만들면 관세를 내지 않지만, 만들지 않으면 세계 최대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관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약품 관세 정책을 예로 들며, 미국 내 제조를 유도하는 방식이 반도체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해외 생산 기업에 고율 관세 부담을 지우고,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러트닉 장관은 이 같은 정책이 이미 투자 유치 효과를 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위한 투자 약속이 1조2000억달러 규모에 이른다고 밝히며, 대만 TSMC의 애리조나 공장과 마이크론의 대규모 메모리 공장 등을 사례로 들었다. 또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비중이 취임 당시 2% 미만에서 40%를 향해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 수치는 미국 정부의 정책 효과를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세부 산정 방식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만과의 협정도 언급됐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과 대만의 무역 협정에서 대만이 반도체 생산의 40%를 미국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으며, 다음 주 200억~3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대미 투자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만 당국은 앞서 생산능력의 40%를 미국으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실제 이전 규모와 목표치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의 반도체 관세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는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기업에 불리한 영향이 없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sieghaf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