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정복하고 83년 미해독 암호 푼 GPT-6 아스트라… 크리퍼 한 방에 감자 농사만 몇 시간
IT 전문 매체 디코더(The Decoder)가 최근 잇따라 보도한 두 건의 사례에서 오픈AI의 최신 모델 'GPT-6 아스트라(Astra)'가 기존 모델이 넘지 못한 벽을 잇달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는 포켓몬·팩토리오·폴아웃3 등 장시간 플레이가 필요한 게임을 스스로 클리어한 기록이고, 다른 하나는 83년간 풀리지 않은 2차 세계대전 독일군 에니그마 암호문을 약 10시간 만에 해독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같은 모델이 마인크래프트에서는 크리퍼 폭발 한 번에 위축돼 몇 시간 동안 감자밭만 일구는 모습도 함께 기록됐다.
게임 관련 보도에 따르면 아스트라는 커뮤니티 프로젝트 'GPT Plays Pokemon'에서 포켓몬 파이어레드 챔피언 자리에 18시간 12분 만에 올랐다. 운영자 Clad3815가 공개한 기록에서 GPT-5.6 솔은 같은 과제에 96시간 35분이 걸렸고, GPT-5.5는 218시간이 넘도록 엔딩을 보지 못했다. 팩토리오: 스페이스 에이지에서는 전용 Lua 모드와 MCP 인터페이스를 통해 약 2시간 만에 블루 사이언스 팩을, 약 10시간 만에 첫 로켓 발사를 달성했다. 같은 환경에서 GPT-5.6 루나와 페이블 5.1은 전력 공급과 원유 탐사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 밖에 포털 엔딩, 폴아웃2 22시간 클리어, 림월드 식민지 탈출, 폴아웃3 메인 스토리 약 59시간 완주 기록도 소개됐다. 폴아웃3의 경우 이용자 imjustnewatai가 볼트 101 초반부만 직접 플레이한 뒤 세이브 파일을 오픈AI의 코덱스(Codex)에 넘겼고, 이후 경로와 행동은 에이전트가 직접 골랐다.
이런 도약은 추상적 게임 환경에서 규칙을 스스로 알아내야 하는 ARC-AGI-3 벤치마크에서 먼저 감지됐다. 아스트라는 표준 인터페이스에서 62.7%, 오픈AI 자체 하네스에서는 약 99.9%를 기록했다. GPT-5.6 솔은 7.78%, 클로드 오푸스 5는 30%를 조금 넘겼다. 벤치마크를 만든 ARC 프라이즈는 아스트라가 낯선 게임 규칙을 압축된 기호 형태로 바꿔 좌표·객체·계획을 자체 속기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바로 그 특성이 반대로 작용한 사례가 마인크래프트다. 평가 업체 Vals AI에 따르면 아스트라는 화면·마우스·키보드만 쓰는 범용 컴퓨터 조작으로 네더 포털을 만들고 블레이즈 막대 6개와 엔더 진주 3개까지 모았지만, 크리퍼 폭발로 상자와 침대를 잃은 뒤 "중요한 물건은 절대 무방비 상자에 두지 말 것"이라는 규칙을 스스로 적었다. 이후 초록색 긴 물체를 모두 크리퍼로 의심하며 몇 시간을 감자 수확에만 썼고, 141시간째에 실행이 중단됐다. 2022년 오픈AI의 VPT가 다이아몬드 곡괭이에 도달한 비율이 2.5%였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는 크지만, 한 번의 실패가 영구 규칙으로 굳는 경향도 함께 드러난 셈이다.
에니그마 보도는 결이 다르다. 뉴욕 블룸버그 LP의 제품 개발 코치 카터 레펜은 1941년 7월 10일 독일군 병사가 보낸 82자 전문(식별자 MVUEH)을 'GPT-6 아스트라 엑스트라 하이'로 약 10시간 만에 해독했다고 밝혔다. 에니그마는 하루 설정 조합이 약 1590경에 달해 전수 대입이 불가능하다. 돌파구는 같은 날 이미 해독된 전문에 두 번 등장한 지명 '로제노(Rosenow)'를 단서로 삼고, 어떤 글자도 자기 자신으로 암호화되지 않는 에니그마의 약점으로 후보 위치를 걸러낸 데서 나왔다. 복원된 본문에는 "즉시 무전 회신", "행군로 지정" 같은 표현과 함께 'BITTE'를 'BTTE'로 친 오타가 남아 있었다. 레펜은 코드와 검색 데이터, 3D 에니그마 시뮬레이터를 공개했으나, 이 자료가 해당 전문의 역사적 신원이나 해가 유일하다는 점까지 증명하지는 못한다. 전문가 검증 결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두 보도를 나란히 놓으면 강조점의 차이가 드러난다. 게임 기록은 '목표를 주지 않아도 얼마나 오래 혼자 버티는가'를, 에니그마 사례는 '사람이 목표를 잡아줄 때 얼마나 빨리 도구를 만들어내는가'를 측정한다. 실제로 레펜은 진행 방향을 직접 정했고 암호 해독보다 설명용 웹사이트를 만드는 데 99배의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반대로 감독자가 없던 마인크래프트에서는 스스로 만든 안전 규칙이 목표를 잠식했다. 같은 모델의 성패를 가른 변수가 모델 성능이 아니라 사람이 어디까지 개입했는가에 있었다는 점이 두 기록을 겹쳐 볼 때 가장 선명하게 남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