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티베트 대홍수로 한국인 9명 실종…고립 10명 중 9명 안전지역 이송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빙하 붕괴와 산사태로 추정되는 대규모 돌발 홍수가 발생해 한국인 9명이 실종됐다.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고립됐던 한국인 10명 가운데 9명은 네팔 군 헬기로 안전지역으로 옮겨졌고, 나머지 1명은 현장에 남아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네팔 당국은 이번 홍수로 네팔과 중국을 합쳐 최소 362명이 숨지고 1200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실종된 한국인 9명은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으로, 네팔 북부 라수와 지역에서 진행 중이던 수력발전소 공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홍수 직후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10명이 현지에서 고립됐으나, 이 가운데 9명은 27일 오후 5시께까지 헬기 4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구조돼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이후 카트만두로 이동할 예정이며, 현장소장은 “현지 직원들이 모두 구조될 때까지 남겠다”며 잔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고립됐던 지역이 홍수 피해를 직접 입지는 않았지만 도로가 유실돼 헬기로만 이동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연락이 두절된 9명에 대해서는 네팔 군과 경찰이 수색을 이어가고 있으나 아직 소재는 확인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홍수 발생 당일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한국인 직원 5명과 연락이 끊겼다는 보고를 처음 받았고, 이후 한국남동발전 소속 3명과 한국 국적을 취득한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1명이 추가로 확인돼 실종자가 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한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사무실과 숙소가 있던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홍수 당시 실제로 그 건물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숙소 등이 유실됐다는 현지 보고도 있었지만, 정확한 피해 상황은 아직 파악 중이다.
정부는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외교부는 조현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심야 긴급회의를 열었으며, 외교부·경찰청·소방청 인원 11명으로 구성된 합동 신속대응팀을 네팔로 파견했다. 정부는 해외긴급구호대 파견도 검토하고 있다. 조 장관은 시시르 커날 네팔 외교장관과 통화해 우리 국민의 신속한 수색과 구조에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번 홍수는 네팔 북부 보테코시강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 당국은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 여파일 가능성을 제기했고,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는 네팔 쪽 빙하에서 발생한 얼음·암석 눈사태가 강을 막았다가 터지면서 하류로 물이 쏟아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측에서도 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도로와 통신, 전력망이 끊겨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팔과 중국 당국은 추가 산사태와 방벽호 붕괴 위험까지 우려하며 수색과 복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sieghaf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