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I·초지능 장려"…미·중은 'AI 위험 방지' 협의체 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개발 가속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힌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AI 위험 방지를 위한 공식 협의체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자신문이 22일 보도한 두 건의 기사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AI 속도조절론을 '사기극'이라고 규정했고, 같은 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CNBC를 통해 중국과 AI 위험 방지 차원의 협의 채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글에서 "오직 AI 또는 초지능(ASI)을 장려할 것"이라며 "(AI가 불러올 위험에 대해) 우리가 조심하는 것과 별개"라고 적었다. AI 위험성이 확인될 경우 법무부와 다른 법 집행기관들이 통제에 나설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지구 온난화 논쟁과 1기 재임 시절 탄핵소추 사유를 끌어와 "우크라이나 스캔들이나 기후 변화보다 AI 인류멸망론이나 속도조절론이 더 큰 사기극"이라며 "AI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승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현재 중국 등 다른 국가보다 AI 분야에서 앞서고 있고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산업혁명이나 인터넷 자체보다 더 거대해질 AI 성장을 가로막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빅테크 내부에서 번진 속도조절론에 대한 반박 성격이 짙다. 앤트로픽 전현직 연구원들이 AI 인류멸망론을 제기하자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속도조절론을 꺼냈고,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경영진 다수가 여기에 동조하면서 논의가 증폭됐다. 반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트럼프 대통령은 AI로 인한 인류 멸망 가능성이 '0'에 가깝다는 입장을 연일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집권 1기 때 창설한 우주군사령부처럼 'AI군'을 만들겠다고 발표하고, 이를 총괄할 'AI 차르'를 조만간 임명하겠다고 공식화했다. AI라는 명칭을 대체할 후보로 '우월한 지능(SI)', '극도의 지능(EI)', '최고의 지능(SI)' 세 가지를 제시하며 온라인 설문조사도 시작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관리 장치를 만드는 움직임이 진행됐다. 베선트 장관은 전날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미국 뉴욕에서 가진 고위급 회담에서 '미·중 AI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두 달 뒤 중국 선전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미에 따른 미·중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는 "(중국과 AI 관련) 프로토콜 논의를 시작하고 싶다"며 "양국이 주요한 AI 위험이 무엇인지, 통제 불가능한 AI 에이전트가 문제인지, 사이버 공간의 비국가 행위자가 문제인지에 대해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관련 사고가 발생했을 때 서로 통보하는 체계를 갖추자고 중국 측에 제안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차기 회동은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트럼프 대통령도 주요 각료와 함께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베선트 장관은 AI 기업의 자기 책임도 언급했다. 오픈AI의 AI 모델이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해킹한 사건을 거론하며 "에이전트가 아닌 오픈AI 경영진에 책임이 있는 사건"이라며 "그들이 원하면 (자체적으로 개발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국은 11월 10일까지로 예정된 무역 휴전도 논의했으나, 베선트 장관은 연장 합의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두 보도를 나란히 놓으면 같은 날 워싱턴에서 나온 메시지가 서로 다른 층위에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대통령의 발언은 '규제하지 않겠다'는 대외 선언에 가깝고, 재무장관의 발언은 사고 통보 체계와 프로토콜 같은 실무 장치를 만들겠다는 쪽이다. 속도조절론을 사기극으로 규정하면서도 위험 관리 창구는 중국과 함께 열어두는 구도인 셈이다. 책임 소재를 정부 규제가 아닌 기업 경영진에 두는 베선트 장관의 화법 역시 개발 가속 기조와 충돌하지 않는 선에서 위험을 다루겠다는 접근으로 읽힌다. 다만 AI군과 'AI 차르'가 미·중 AI 대화와 어떻게 연결될지, 무역 휴전 연장 여부가 이 논의와 함께 다뤄지는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메타브리프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