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2명 공백 현실화…조희대 대법원장 재제청 입장 주목

이흥구 대법관이 7일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면서 대법관 공백이 2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이 청와대와 사법부의 제청 갈등으로 반년 넘게 지연된 가운데, 후임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한 명이 물러나면서 대법원 운영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법관은 2020년 9월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임명돼 임기를 채우고 퇴임한다. 경남 통영 출신으로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서울지법 남부지원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으며, 부산·창원·대구 등 지역 법원에서 주로 근무한 이른바 ‘향판’ 출신이다.
이 대법관의 퇴임으로 대법원 3부는 정원 4명 가운데 2명만 남게 된다. 앞서 노태악 전 대법관이 지난 3월 후임 없이 퇴임한 데 이어, 후임 제청을 둘러싼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공백이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다만 이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현재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밟고 있어, 청문과 본회의 동의, 대통령 임명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면 이 대법관 자리는 채워질 수 있다.
문제는 노 전 대법관 후임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올해 1월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등 4명을 추천했지만, 최종 후보를 둘러싼 청와대와 사법부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손봉기 부장판사를 서면으로 제청했고, 청와대는 열흘 뒤인 28일 이를 두고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한 제청”이라며 재제청을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은 당초 이번 주 공식 입장을 내겠다고 했지만, 부친상 등으로 논의가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조직법상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할 때마다 추천위를 새로 구성해야 하는 만큼, 조 대법원장이 추천 절차를 다시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청와대는 지난 1월 추천위가 올린 나머지 3명 가운데 1명을 제청하라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법관 공백이 길어지면 전원합의체 운영에도 부담이 불가피하다. 전합은 1명이 빠져도 운영은 가능하지만, 김건희 여사의 ‘3대 의혹’ 사건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관련 내란 사건 등 주요 사건의 심리를 앞두고 있어 공백 상태가 계속될 경우 재판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sieghaf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