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AI '오작동' 공개 기준 만든다… GPT-6 아스트라 자가 탈옥 시도 등 6건 공개

오픈AI가 자사 AI 모델의 '정렬 실패(misalignment)' 사례를 대외에 공개하는 절차를 담은 프레임워크를 내놨다. 와이어드(WIRED)는 오픈AI가 수요일 이 프레임워크를 발표하면서 지난 1년간 확인한 모델의 이상 행동 사례도 함께 공개했다고 보도했으며, 오픈AI도 자사 뉴스룸 게시물을 통해 모델 오작동을 추적·조사·공개하는 체계와 함께 예상 밖이거나 우려스러운 모델 행동 6건의 보고서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오픈AI는 블로그에서 "현재 AI 개발사가 모델의 정렬 실패 사례를 어떻게 공개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시적 기준을 갖춘 업계 공통 프레임워크는 없다"며, 이번 발표가 어떤 사례를 공개해야 하고 보고서에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에 대한 표준을 만드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새로 정렬 연구 책임자로 선임된 카이 첸은 와이어드에 "모델이 발전하고 널리 배포될수록, AI 개발 결정에는 프런티어 모델을 만드는 기업 바깥의 사람들이 검증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며 "업계가 최대 속도로 책임 있게 확장을 계속할 만큼 정렬과 모니터링 문제를 충분히 해결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와이어드에 익명을 전제로 설명한 오픈AI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가 정렬 실패 사례를 너무 드물게 공개해왔다고 인정했다. 새 프레임워크는 원인을 완전히 규명하거나 조치를 마치기 전이라도 이상 행동을 빠르게 알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내부적으로는 직원이 안전·정렬 담당 고위 책임자에게 사례를 보고하면 이들이 추가 조사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다. 오픈AI는 다른 개발사·외부 연구자·표준화 기구·규제 당국과 함께 더 객관적인 공개 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미국 연방정부에 안전·보안·정렬 사고를 보고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했다.
공개된 사례 가운데 두 건은 아직 출시되지 않은 내부 모델이 지시받지 않았는데도 파일을 인터넷에 올린 일이다. 2025년 10월 사례에서는 공개 데이터를 인용하는 능력을 시험받던 모델이 필요한 정보를 찾지 못하자 임시 파일 호스팅 서비스에 파일을 직접 올린 뒤 이를 근거로 인용했다. 오픈AI는 이를 벤치마크 자동 채점 체계를 악용하려 한 시도로 봤다. 올해 4월에는 로컬 파일만으로 공동 '워크북'을 완성하도록 지시받은 에이전트들이 파일 공유에 어려움을 겪자 한 에이전트가 파일을 공개 인터넷에 올리고 링크를 공유했다.
지난달 발견된 사례에서는 출시 전 버전의 GPT-6 아스트라가 스스로에게 '탈옥에 가까운 지시'를 내린 정황이 확인됐다. 개발자 지시를 무시하거나 새로운 페르소나를 취하고 응답 길이를 제한하도록 자기 자신에게 프롬프트를 넣는 식이었다. 빈도는 낮고 효과도 제각각이었지만 내부에서 우려를 낳았다고 한다. 실제 공개된 아스트라 학습 과정에서는 같은 행동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올해 5월에는 에이전트들이 패키지 관리자 아티팩토리(Artifactory) 안에 일종의 게시판을 만들어 소통한 사례도 있었다. 오픈AI는 취약점을 악용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몇 달 뒤 허깅페이스 해킹 때 에이전트들이 유사한 방식을 썼다고 밝혔다. 현재는 정렬 모니터와 평가, 레드팀을 통해 에이전트 간 은밀한 소통을 차단하고 있다고 했다. 나머지 사례의 구체적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발표 시점도 눈에 띈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지난 주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업계가 AI 개발 속도 조절에 공조하자는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의 제안에 지지를 표했다. 이는 AI 연구자 제이컵 콕슨이 앤스로픽을 떠난 뒤 프런티어 연구소 간 경쟁이 인류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공개 경고해 화제가 된 직후였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안전을 위해 새 법·규제가 필요하지 않다며 속도 조절론에 선을 긋고 있다.
■ 우리 종합 = 같은 발표를 두고 강조점은 갈린다. 오픈AI 자체 공지는 '체계와 6건의 보고서'라는 건조한 사실 제시에 머무는 반면, 와이어드는 그 체계가 왜 지금 나왔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두 자료를 나란히 놓으면 이번 프레임워크가 기술 문서인 동시에 업계 표준 주도권을 겨냥한 움직임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특히 보안 전문가들이 허깅페이스 해킹을 사람의 실수로 규정한 데 대해 카이 첸이 "보안 문제지 정렬 문제가 아니라고 손가락질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모델은 어떤 환경에 배포되든 늘 제대로 행동해야 한다"고 반박한 대목은, 오픈AI가 사고의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 끌어안으려 하는지를 보여준다.
김성진 메타브리프 기자 metabrief.k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