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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아버지' 최불암 별세… 경찰은 "영원한 수사반장", 동료·시민도 추모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지난 29일 밤 10시쯤 87세로 세상을 떠났다. 국민일보는 30일 고인의 부고와 생애, 연예계와 온라인의 추모 반응, 경찰 지휘부의 조문 소식을 세 건의 기사로 나눠 보도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입원 치료를 받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11월 2일이다.


고인은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거동이 불편해졌다. 이 때문에 14년 동안 진행해 온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 하차했다. 이후 재활을 이어왔지만 최근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1959년 데뷔한 그는 67년 동안 드라마 130여편, 영화 90여편, 연극 55여편에 출연했다. 시청자들은 그를 '수사반장'의 정의로운 형사, '전원일기'의 엄하면서도 자애로운 아버지로 기억한다. '파∼하' 하고 터지는 웃음은 그의 상징이었다. 생전에는 "국민이 가야 할 길 위에 가시덤불이 있으면 그걸 치우는 게 광대 정신"이라는 신념을 밝혔다.


화면 밖에서는 봉사와 나눔에 힘썼다. '전원일기'에서 금동이를 양자로 들이는 에피소드를 계기로 아동 지원 활동을 시작했다. 30여년 동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을 맡았고, 최근까지 사단법인 제로캠프 이사장으로 위기 청소년을 도왔다. 1992년에는 통일국민당 비례대표로 제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장례는 이런 뜻을 기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장으로 치른다. 정부는 30일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에 "우리 시대의 아버지로 오랜 세월 국민 곁을 지켜주신 선생님을 기억하겠다"고 썼다.


경찰과의 인연도 깊었다. MBC '수사반장'(1971~1989)에서 박영한 반장을 연기한 고인은 1972년 명예 경감으로 위촉됐다. 이후 명예 경정·총경·경무관을 거쳐 2024년 명예 치안정감까지 올랐다.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활동은 이어졌다. 2020년 경위·경감 합동임용식 영상 제작에 참여했고, 2021년에는 MBC와 경찰청이 함께 만든 다큐멘터리 '최불암이 지켜본 경찰 50년'에 출연했다. 아동학대 피해자 지원 협약과 코로나19 극복 캠페인에도 함께했으며, 2023년 4월에는 마약 근절 캠페인 '노 엑시트' 릴레이의 첫 주자로 나섰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30일 오후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장, 경무국장 등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그는 "14만 경찰은 물론 5000만 국민에게 '영원한 수사반장'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건강하게 계신 것만으로도 경찰 조직에 의지가 됐다"고 말했다.


동료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고인과 가족처럼 지내 온 팝페라 테너 임형주 용산문화재단 이사장은 그를 '이모부'라고 부르며 "몇 달 전 병문안에서 나눈 인사가 영원한 작별이 될 줄 몰랐다"고 적었다. '한국인의 밥상' 진행을 이어받은 배우 최수종은 "선생님이라는 커다란 그늘 아래에서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어 행복했다"고 했다. 가수 윤일상은 "한 시대를 연기한 분이 아니라 한 시대를 함께 살아주신 분"이라고 애도했다. 온라인에는 "양촌리 김 회장님, 편히 쉬소서"라는 글과 함께 '한국인의 밥상' 내레이션이 큰 위안이 됐다는 글이 잇따랐다. 지난해 이순재, 올해 초 안성기에 이어 또 한 명의 국민 배우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있었다.


세 기사가 주목한 지점은 서로 달랐다. 부고 기사는 배우이자 봉사자로서 걸어온 생애 전체를 다뤘다. 추모 기사는 동료와 시청자가 간직한 개인적인 기억을 모았고, 조문 기사는 경찰이라는 조직과 맺어 온 50년 관계에 집중했다. 이를 나란히 놓으면 공통점이 보인다. '수사반장'의 배역은 반세기 넘는 명예 경찰 활동으로, '전원일기'의 한 에피소드는 30여년의 아동 후원으로 이어졌다. 고인에게 극 속 인물과 실제 삶은 처음부터 하나로 맞닿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