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기소 특검법' 법사위 통과…공소취소 문구 뺐지만 '형소법 준용' 우회 지적도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 등의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이 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뉴시스와 국민일보 보도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논란이 된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을 법안에서 지우고 문재인 정부 관련 사건을 수사 대상에 더해 5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표결 직전 모두 퇴장했고, 본회의에 상정되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법안의 정식 명칭은 '윤석열 정권 검찰청·국가정보원·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법사위는 오전 전체회의에 법안을 상정한 뒤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의결을 거쳐 오후 5시40분께 전체회의를 다시 열었다. 박형수 야당 간사가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요청해 오후 7시20분부터 민주당 박지원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안조위가 1시간가량 비공개로 진행됐다. 국민일보는 안조위 위원 6명 가운데 민주당 3명과 진보당 1명이 찬성해 안건이 다시 전체회의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수정 내용은 이렇다. 국민일보는 지난 5월 발의된 원안의 특검 직무 규정 가운데 '공소제기, 공소유지 및 그 여부의 결정'이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는 민주당이 이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공소유지 여부 결정권과 사건 이첩 요구권을 없앴고, 영장 전담 법관을 두는 조항도 삭제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집계로 수사 대상은 모두 15건이며, 이 가운데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은 대장동·위례·백현동, 대북송금,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성남FC 뇌물, 법인카드 유용 등 8건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서해 공무원 피격, 탈북 어민 강제북송, 문 전 대통령 사위 채용 관련 뇌물수수, 사드 기밀 유출,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이 들어갔다. 국민일보는 이 중 탈북 어민 북송, 사위 채용, 사드, 월성원전 사건이 이번 수정 과정에서 새로 추가됐다고 짚었다. 특검은 민주당·국민의힘·조국혁신당이 1명씩 추천한 후보 가운데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한다. 파견검사 20명, 특별수사관 70명, 파견공무원 210명 등 최대 309명이 투입될 수 있고, 수사 기간은 준비기간을 포함해 최장 200일이다.
회의장에서는 거친 말이 오갔다. 뉴시스에 따르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인원이 '역대 최대'라고 비판했고, 서영교 위원장은 내란특검보다 인원이 적다고 반박했다. 김민전 의원은 대통령 사건을 수사한 검사와 수사관을 '대규모 숙청'하려는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는 박형수 간사가 일반 국민은 수사·기소가 분리된 절차를 밟는데 대통령 사건만 두 권한을 함께 가진 특검이 맡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여당 간사 김의겸 의원은 수사 대상을 크게 늘리고 공소취소 조항도 없애 이해충돌 소지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맞섰다. 뉴시스에 따르면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 대통령은 피해자 여러 명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고, 임명된 특검은 법에 따라 독립적으로 수사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는 별도 기사에서 법사위 최기도 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 내용도 전했다. 이 보고서는 천준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제정안을 검토한 것이다. 보고서는 법안에 공소취소 근거 규정이 없더라도 검사 권한에 관한 형사소송법 규정을 특검에 준용하는 조항(제6조 제8항) 때문에 형소법 제255조를 근거로 1심 선고 전까지 공소를 취소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준용 범위에서 공소취소 권한을 명시적으로 빼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통령이 수사 대상에 포함되는지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담겼다. 포함된다고 해석하면 헌법 제84조의 형사불소추특권에 따라 특검은 수사만 할 수 있고 공소제기는 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두 매체 보도를 나란히 놓으면 초점이 다르다. 뉴시스는 회의가 하루 동안 어떻게 진행됐는지, 여야가 어떤 말을 주고받았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자세히 기록했다. 국민일보는 조문이 정확히 어떻게 바뀌었는지, 어떤 사건이 새로 들어갔는지 같은 법안 내용에 더 무게를 뒀다. 함께 읽으면 '공소취소 삭제'라는 수정의 핵심이 직무 규정의 문구 하나를 고친 것이라는 점, 그리고 형소법 준용 조항이 그대로라면 해석의 여지가 남는다는 지적이 이미 나와 있었다는 점이 드러난다. 법안은 5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이날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예고했다.



